대출 규제 영향은 서울 외곽부터…매매·경매 모두 주춤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주택 관련 대출을 조이면서 폭등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특히 비강남권 서울 외곽 아파트 시장의 경우 매매와 경매가 모두 위축되며 대출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 9월 5주(9월3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0% 상승으로 2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그 폭이 3주 연속(0.16%→0.12%→0.10%) 줄어들었다.

강남(0.21%→0.18%), 서초(0.23→0.17%), 송파(0.17%→0.11%) 등 강남3구도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경우 노원(0.10%→0.07%), 도봉(0.07%→0.02%), 강북(0.10%→0.06%) 등으로 0.03%에서 0.05%까지 오름폭이 감소했다.

노도강은 일부 단지에서 하락 거래도 나타났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68㎡(10층)도 지난 7월 거래가 6억1500만원보다 3300만원 낮아진 5억8300만원에 지난달 9일 거래됐다.

도봉구 도봉동 도봉한신아파트 전용 84㎡(6층)는 지난달 27일 5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11일 거래가 6억4700만원과 비교해 2주 만에 6900만원 낮은 가격에 손바뀜한 셈이다.

8월13일 거래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0단지 전용 49㎡(5층)도 한달 여 전인 거래가(5억3700만원)보다 5700만원 싼 4억8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경매시장에서도 강남3구 등 인기 지역 아파트는 대출 규제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반면 비강남권 중저가 아파트는 위축되는 모습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는 강남구(3개), 마포·용산구(2개) 등 인기지역 물건 5개가 순위에 들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까르띠에 전용면적 230㎡(14층)는 지난달 26일 감정가 46억2000만원의 117%인 54억1000만원에 낙찰되며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노도강을 비롯한 서울 외곽 아파트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노원구 공릉동 공릉삼익아파트 전용 85㎡(6층)은 지난달 감정가(7억원)의 86.5%인 6억582만원에 넘어갔다. 응찰자 수는 3명이었다.

도봉구 쌍문동 현대아파트 전용 45㎡(12층)도 감정가 3억3000만원보다 5620만원 이상 낮은 2억738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83.0%, 응찰자 수는 3명이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2단계 DSR을 시행하는 등 가계부채 축소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남 인기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주택 수요는 대출 규제에도 일정 규모가 유지되지만 ‘영끌족’ 유입이 많은 서울 외곽지역의 경우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셈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시장 수요는 갭투자가 아닌 갈아타기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울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심부보다 외곽이 먼저 하락하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과 맞물린 흐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004_000290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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