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신년회 ‘타운홀 미팅’으로
딱딱한 시무식 대신 직원과 직접 소통
정 회장 “보고 문화 간편하게 만들 것”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영진, 직원들이 모인 공개 자리에 운동화, 청바지 등 격식 없는 차림으로 등장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최근 현대차그룹은 신년회를 진행했는데, 재계 최초로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했다. 정의선 회장이 주재했는데, 일방적으로 경영진의 생각과 목표‧전략을 전하는 딱딱한 시무식 대신 직원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번 신년회는 정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고 하는데, 파격적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그동안 경직된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그는 본인의 주장을 강조하듯 운동화, 청바지 등 격식 없는 차림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는 정 회장 취임 이후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여름에도 양복을 고집했던 직원들은 이제 청바지에 흰 티를 즐겨 입는 등 옷차림부터 변하고 있다고.
한 재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과거만 하더라도 현대차 하면 군대가 떠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혁신, 정보통신 등 젊은 기업 이미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서울 양재동 본사가 아닌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됐고, 임직원 6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해서 변화를 뒤쫓기보다 항상 우리가 해 왔듯이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는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정해봤다”고 말했다.
도전을 통한 신뢰는 선도자가 되기 위한 전동화, 소프트웨어, 신사업에 대한 인재 영입과 과감한 투자를 뜻한다.
변화를 통한 도약은 정 회장이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꾸겠다는 경영방침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재차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고 깨어지기 마련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계속 시도했으면 좋겠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능동적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묻는 말에 정 회장은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특히 보고 문화를 간편하고 확실하게 효율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년회 뒤에는 오찬까지 함께하는 등 소통과 공감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년회는 TV‧인터넷‧모바일 등을 통해 모든 그룹사에도 생중계돼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임직원들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