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치라는데…어떻게 사야 하나요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글로벌 경기 불안 속 안전자산 매력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화폐 역할을 하고 있는 금은 그 투자 방법도 다양하다. 실물 골드바를 사는 방법 외에도 주식처럼 거래하거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할 수도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은 1g당 8만6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2020년 8월6일 2063달러)에 근접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은행 시스템 우려와 경기 침체 경계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개인들 사이에서는 흔한 방식이 아니지만, 소액으로 언제든지 매매가 가능하면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KRX 금시장’의 금 현물이 있다.

◆KRX 금 현물, 증권사 MTS로 1g씩 투자

KRX 금시장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 시장이다. 국제 금 시세로 통하는 금 선물은 미래에 상품을 인도받는 걸 약속하는 금융 상품인 반면 KRX 금시장에서는 상품 거래와 동시에 결제와 인도가 이뤄진다. 100% 실제 있는 금에 대해서만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금은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인출 업무를 담당, 한국조폐공사가 품질 인증(순도 99.99%)을 담당한다.

KRX 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소액으로 언제든 장내 거래가 가능(평일 오전 9시~오후 3시30분)하다는 점이다. KRX 금시장에는 ‘금 1kg’과 ‘미니금 100g’ 두가지 상품이 있는데, 각 상품을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골드바 1kg은 수천만원, 100g이라도 현 시세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거액인 만큼 실제 골드바를 매입하는 것과 비교해 투자 문턱이 낮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금을 인도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니금 100g의 매수량을 100g까지 채우면 증권사를 통해 실물 인출을 신청하면 된다. 증권사는 예탁원을 통해 인출 절차를 진행, 당일은 아니더라도 하루이틀 시일이 소요된 후 증권사에서 금을 받아갈 수 있다.

KRX 금시장은 주식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투자가 가능하다. 회원사로 등록된 12개 증권사를 통해서만 거래되며 주식 계좌가 아닌 금 현물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사설거래소·금통장·ETF와 비교하면…”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그럼에도 KRX 금시장은 개인보다는 기관과 귀금속 실물 사업자(자기매매 회원)들의 매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기관의 거래가 통상 절반을 차지한다. 개인과 실물 사업자 비중이 부쩍 늘어난 지난달에는 기관 거래 비중이 30.7%로 전월 51.5% 대비 줄었으며 개인과 실물사업자의 거래 비중은 각각 43.5%, 23.8%로 전월 대비 각각 10.1%p, 10.7%p 늘어났다.

개인들은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한 실물 골드바 매입, 은행 금통장, ETF 투자, 또는 사설 금거래소를 통한 거래가 더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KRX 금시장이 장내시장이라면 사설 금거래소는 매일의 시세로 골드바나 귀금속 등 상품을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장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계좌를 따로 만들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세공된 금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거나 직접 매장에 가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품질 신뢰도는 낮을 수 있다. 살때 가격와 팔때 가격 차이가 큰 점도 특징이다. KRX 금현물은 국제 금 시세를 기본으로 따르되 지정가 매수·매도 호가 방식에 따라 하나의 거래 가격이 실시간으로 결정된다. 거래소에서 “싸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는 금 투자법”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또 일부 사설 거래소들은 KRX 금시장의 실물사업자 회원으로 등록돼 있어 중간 유통가를 붙여 팔기 때문에 가격이 더 저렴하다고 하기도 어렵다. 이 경우 KRX 금현물이 도매가, 사설 거래소 가격이 소매가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은행 금통장(골드뱅킹), 금펀드, ETF 등 투자 방식이 있지만 비용 면에서는 KRX가 가장 경쟁력을 갖는다. KRX 금시장에서의 거래는 증권사 거래 수수료 0.2~0.3%를 제외하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모두 비과세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금을 인도받을 땐 재화를 사는 것과 같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반면 금통장은 거래 수수료가 1% 이상 발생하고 차익을 실현할 경우 배당소득세 15.4%가 발생한다. 계좌 입금을 통해 당일 시세의 현물에 투자하고 골드바로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KRX 금현물과 비슷하다.

금펀드의 운용보수는 약 1%, 금 ETF(현·선물) 운용보수는 약 0.5% 수준이다. 금 ETF와 펀드는 15.4%의 배당소득세도 낸다. 해외 금 ETF의 경우에는 차익실현시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한다. 만 ETF는 거래가 쉽고 달러 가격과 관계없이 금 시세와 연동되는 환헤지 상품에 투자가 가능하단 점에서 대중적인 금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KRX 금 현물은 환율 변동에도 움직여 온전히 금 시세만으로 움직이지 않기 떄문이다. 환율을 반영한 금 시세를 따라가기 때문에 국제 금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떨어지면 장내 가격이 내려갈 수 있으며, 반대로 국제 금 가격은 그대로여도 환율이 오르면 내가 원화로 보유한 금값도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30407_0002258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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